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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 째 편지-2008
관리자  (Homepage) 2008-12-02 05:06:55, 조회 : 2,277, 추천 : 583

선교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드립니다.

남아공의 지난 겨울은 저를 유난히도 춥고 아프게 했습니다. 특별히 새벽의 찬 공기를 대할 때마다 내 속의 기관들의 곳곳이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더욱이 오래 전에 감기를 쉽게 여기고 치료하지 않은 것이 문제의 시작이 되었고 기온이 떨어지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스마형 알러지가 늘 저를 괴롭혔습니다.
기온이 내려가서 추위가 느껴지는 밤이 되면 밤 새 기침으로 목이 아파서 차라리 목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허파에서 발생하는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다가 아침이면 또 시작되는 사역을 해야 했습니다.

전에는 거이 밤을 새우다시피 공부하다가 새벽 예배를 인도하고 계속 저녁 때까지 사역을 잘 감당했는데 이제는 그것이 힘이 들어 어쩔 수 없이 저에게 훈련을 받은 원주민 사역자들과 나눌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사역을 맡기지 않던 저가 사역을 맡기기 시작하니까 이제부터는 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니까 약간은 힘들어 하면서도 다들 좋아하는 눈치입니다.
자신들을 신뢰하여 맡겨 준다고 좋아는 하지만 정기 모임에 사역 평가를 하다보면 때때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 강하게 이야기들을 서로 하게 되는데 그 때는 참으로 긴장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곳 원주민들은 어떤 일들을 진행해 갈 때 사역의 책임자라고 잔소리를 하거나 재촉하거나 책망하면 당장 문제가 생깁니다. 그들이 사역하는 속도를 이해하고 믿어 준다는 마음을 느끼도록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들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상당히 예민하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기에 잘못 건들면 흉기로 상대편을 상해하거나 죽여 버리는 일들은 그리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항상 인정해 주고 이해해 주고 용납해 주고 용서해 주어야만 합니다.

저는 원래 직설적이고 솔직한 말을 하는 사람이었으나 이곳에서 선교 사역을 하면서 변한 것은 원주민들이 교회에서 훈련을 받고 성경 공부를 하면서 성령 세례도 받았다고 간증을 하지만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고, 젊은 이들은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을 하고도 그런 일들이 밝혀질 때까지 자신을 속이며 살아가는 이들을 향하여 항상 기다려 주고 믿어 주고 인정해 주고 직접적으로 지적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설득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저의 생활인 것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가 그렇게 통이 큰 사람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때로는 맡겨진 사역을 하지 않고 놀고 있으면 몇 번은 말해주고 참으려고 하지만 저 역시 화를 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그 동안 말을 듣지도 않고 자기 물건처럼 대하지 않고 자신의 일처럼 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교회 부목사부터 학교 선생님, 조리사, 버스 기사까지 모두에게 다 쏟아 놓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누군가 그만 둘 것이라는 각오를 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아니, 그러한 험악한 일들이 일어난다 해도 저들의 앞날을 위해 할 말은 해야겠다고 시작합니다만 말을 어느 정도 하다보면 이렇게 까지 해서 뭘 하나 싶어 마무리를 하게 되는데 그럴 쯤이면 사역자 모두가 새롭게 다짐하는 마음이 없이 그냥 잘하겠다는 것으로 끝이 나곤 합니다.

지난 번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교회와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25인승 버스는 한국제 아시아 제품인데 디젤 엔진이라 늘 조심해서 순서에 의해 시동을 걸지 않으면 스타터 모타를 비롯해서 예열 장치 그리고 전기 부분에 꼭 문제가 일어 납니다. 그래서 지난 일 년 동안 그런 부주의로 인해 발생된 문제를 수리하는데 지출한 금액이 3,000불이 지출되었습니다.

저는 분명히 기사에게 아침에는 꼭 엔진을 전기로 충분히 예열한 다음에 시동을 걸라고 하는데 저희 버스 기사는 도대체 말을 듣지 않고 자기 편한 대로 해 버립니다. 그래서 버스가 고장이 나면 일반 미니 버스를 대절해서 사용하는데 하루 비용이 저희 버스 1 주일치 연료비가 넘습니다. 그 대신 저희 버스 기사는 쉽니다.
버스를 주차시켜 놓는 곳에는 철망들이 많이 널려있어서 타이어에 펑크가 많이 나서 철망이 없는 유치원 건물 곁에 주차시켜 놓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펑크를 내면서까지 철조망이 널려있는 곳에 세워 둡니다. 그래서 왜 그렇게 펑크가 많이 나느냐고 물어보면 우리 기사는 그 철조망 때문이라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하루는 저가 버스를 유치원 부근에 세워 놓았더니 사무실에서 잠시 일을 하는 동안 다시 그 장소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리고 오후에 펑크가 나서 시내에 고치려 갔다 와야겠다고 했습니다. 알면서도 계속 그곳에 세워 놓는 기사를 보면서 화성에서 온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년 전에 버스를 고친다고 재정을 위해 기도를 부탁한 적이 있었지요?
그 때 버스 기사의 실수로 말 그대로 엔진이 부서졌는데 그 기사 분은 그 다음 날 잠적해 버렸습니다. 부품을 구하지 못해 한국에서 부품을 가지고 와야 하기에 몇 개월을 기다리고 또 수리비, 부품 대금으로 미화로 10,000불 이상을 주고 고치고 난 후에 교회 버스가 돌아 다니기 시작하니까 저가 없는 사이에 교회에 와서 기사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하여튼 본인들의 부주의로 인해 생긴 일인데도 무조건 먼저 화부터 내면서 저희와 잘대 일하지 않겠다고 그냥 문을 열고 도망을 가드시 나가 버립니다. 화가 날 사람은 난데 당신이 왜 그러느냐고 물으면 자기에게 화를 냈다는 것인데 그 때 잡지 않으면 그 사람은 저 앞에서 영원히 살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사람을 그냥 보내지 않고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왜 이런 이야기를 지금 당신에게 하고 있는지를 계속 말합니다.
그러면 결국 그 사람은 다시 일을 하겠다고 말하고 저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이런 경우는 저가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해서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저가 교회의 담임 목사로서 학교의 장으로서, 사역의 총 책임을 맡은 자로서 저가 해야 할 것과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정당성을 밝히는 것입니다.

때로는 원주민 사역자들이 저가 생각지도 않은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켜 경찰서, 법원, 혹은 노동청 지역 사무실로부터 불려서 저희들의 상황들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그럴 때면 정말 기도를 많이 하지만 외국인이기에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가 이곳에 와서 아주 좋은 일들을 많이 하는 것으로 이름이 나 있어 평상시에는 좋아하다가도 일단 이런 일을 당하면 죄인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고 고마운 것은 또 알게 모르게 지역 교회 원주민 목사님들과 신학교 제자들이 서로 연락하고 연합해서 저희들에게 일어난 문제들이 해결되도록 돕기도 합니다.

선교지에서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지내다 보니 벌써 2008년도 다 지나갔습니다.
지난 주간에는 한국인을 위한 영어 훈련 학교의 수료식을 가졌고 이곳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다 떠났습니다.
그 동안 그런 일들이 없었는데 올 학생 중에 한 명이 다른 곳에서 공부하겠다고 남아공에 남아 있어 마음에 걸립니다. 저가 학생들에게 초청장을 보낼 때는 학생들에게 초청장이지만 그 내용은 저와 정부와의 약속인데 이민국에서 원하는 대로 저가 초청하는 모든 학생들이 이곳에서 공부를 마치면 한국으로 가야 하는데 다른 단체에서 공부하겠다고 저와 상의도 없이 일을 저질러 버리면 정말 난감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히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패스하지 못한 학생이라 정부에서도 이곳에서 계속 공부하려는 것을 이해하지 못 할텐데…
원칙적으로 하면 이곳에서 중퇴하거나, 학업을 따라오지 못하면 저희 학교에서 이민국에 보고해야 하는데 그런 걸 하려니 그 학생이 안되었고 하지 않으려니 저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 고민하다 올해가 지나 갑니다.^^.

2008년에도 늘 바쁘셨지요?
저희도 모든 사역들을 잘 마무리해야 하고 내 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12월은 1일부터 1월 2일까지 스케줄이 꽉 차여 있는데 내 년 1월 10일에는 저희 사역의 간사이기도 하고 영어 교사이기도 한 저의 큰 딸인 “이은혜”가 이곳에서 결혼식을 하게 되어 더욱 분주합니다. 그러나 주님 안에서 이 모든 일들을 맡기고 즐기려고 합니다.

올 성탄절에도 기쁜 소식을 전하시는 주님의 평강이 넘치시기를 바라고 새해에도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풍성하시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험한 십자가를 자랑하며 남아공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은원, 정미, 은혜, 바울, 사라, 그리고 요한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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